1. 거짓말을 약간 보태도 되나요?
특히 공식서류를 허위로 꾸민다는 것이 옳지 못하다는 것은 세살배기 어린아이도 아는 사실이니 이에 대해 더 이상 말할 필요조차 없겠지만, 사정관들은 일단 원서에 적힌 모든 내용을 진실로 받아들이는 관행에 따르며, 만에 하나 단 일부라도 허위로 작성된 것이 드러나면 입학허가 취소는 물론이며, 재학 중에도 언제든지 무조건 퇴학처분을 내릴 수 있다. 다만 사실을 있는 그대로 모두 이야기하지 않고 일부사실을 이야기할 수는 있다. 원서에 어떤 내용을 적느냐는 것은 자유이며, 묻지 않은 것에 대해 굳이 답할 필요는 없다. 가령 고2 때 정학을 당한 일이 있었다면, 원서에서 구체적으로 그와 같은 경험이 있느냐고 묻지 않는 이상 이에 대해 왈가왈부할 필요는 절대 없다는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지원자들이 거짓말은 아니더라도 자신을 어느 정도 과대 포장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지극히 솔직한 것도 실은 바람직하지 않다. 예를 들어, 일본어 회화 클럽의 회장 직이 자신에게는 별로 의미 없고 중요하지 않은 활동이었을지언정 이를 굳이 말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선의의 해석”을 하게끔 내버려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원서의 여백이 부족하면 어떻게 하죠?
앞서 말했듯이 추가용지를 사용하는 것이 상책이긴 허나, 자신의 고등학교 학창시절 이력서를 작성할 필요는 없다. 굳이 원서에서 제공되는 여백보다 많은 내용을 적어야겠다면 애초부터 “See Attached Paper”라고 쓴 뒤 추가용지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죽 써내려가다가 공간이 모자란다 해서 괄호치고 (See Attached Paper)라고 하는 것은 무성의의 표본이 된다.

3. 원서제출 후에 노벨상을 받으면 어떻게 하죠?
대부분의 원서에는 마감일 이후에 도착하는 정보나 자료에 관해서는 일절 참고하지 않겠다고 규정해놓고는 있지만 일단 보내면 대부분은 보게 된다. 대외적으로는 PSAT 성적을 보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결국에는 보게 되고 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다만 “참고조차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뒤늦게나마 제 입학을 결정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지 몰라 본 자료를 보내드립니다.(I understand that the information I am now including may not even be considered, but in the slightest hope that it might better my chances of admission to [대학명], I am enclosing the following.)”과 같은 글귀(-句)를 담은 공식 사과문과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었던 정황을 설명하는 내용을 실은 서한(발표일이 임박하지 않은 이상 팩스 사용은 절대 금물)을 동봉하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4. 깜빡하고 서류 한통을 빠뜨렸으면 어떻게 하죠?
대학 측에서 요구하는 구비서류라면 다소 늦더라도 전형과정자체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원서를 포함한 모든 구비서류가 동시에 도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영작 대회 등에서 수상한 글을 추가로 보내면 도움이 되나요?
도움은 고사하고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는 이유로는 첫째, 사정관들은 자신의 글을 채점한 심사위원들과는 반대로 그 글에 대해 흥미를 못 느낄지도 모르고, 둘째, 만일 글의 내용이 “그저 그렇다”로 판단되거나 문법 또는 문체에 문제가 발견되면 SAT II Writing은 물론이고 교과목의 영어성적을 의심하게 될 것이며, 셋째, 그렇지 않아도 읽어야할 원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을 텐데 읽을거리를 더 줄 필요는 없다.

6. 각 대학마다 한국의 교육정책을 잘 아는 전문 카운슬러가 있다던데, 사실인가요?
본 질문의 저의는 분명 원서의 내용을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만 업그레이드해도 되느냐는 것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특히 우리나라 학생들이 많이 지원하는 대학일수록 그럴 확률이 많다. 미국 내에서도 특정 고등학교의 지원율이 높아지면 그 고등학교의 학업이나 교과정의 수준 또는 내신등급의 평가기준 등에 관해 보다 세심하게 알아보기 마련이다. 사정관들의 주요업무 중 하나가 바로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지원자들 모두에게 공평한 기준을 적용하기 위해 지원자들의 출신 고등학교들을 면밀히 조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내에 있는 고등학교들만을 담당하는 사정관들도 정보경신을 위해 매년 수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고등학교들은 오죽하겠는가?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교육정책이나 체계에 관해서는 통달하고 있을지 몰라도, 설령 우리나라 주재의 동문을 통한다 해도, 매해 조금씩 달라지는 세세한 변화까지 실시간으로 숙지하고 있기란 여간 어렵지 않을 것이다. 특정 고등학교에서 특정 대학진학자가 계속해서 많이 배출되는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반면 정보 전달의 속도가 늦는 것은 불이익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자신이 다니는 고등학교의 전체적인 수준이 많이 올랐는데 이에 관한 정보가 늦게 전달되면 될 수록 그만큼 손해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다니는 고등학교가 다소 알려지지 않았을 경우 담임으로 하여금 별도의 설명문을 첨부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7. 부모의 학력도 영향을 미친다던데, 사실인가요?
실질적인 전형과정에는 전혀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특히 Legacy(부모 중 한명이 특히 그 대학의 학부를 졸업했을 경우 특혜를 주는 방침)에 대해 어느 정도 혜택을 주는 Ivy League 대학들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사실이다. 원서에서 부모의 학력을 묻는 이유는 단지 지원자의 자라온 환경이라든가 성장과정 등을 참고하기 위해서이다. 다만 미국 대학들은 소위 “The Underprivileged(남들보다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 즉 다른 학생들보다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하고 생활하는 학생들에게 좀더 유리한 조건을 만들어 주려고 하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부모가 대학을 나오지 않은 경우가 오히려 유리할 수도 있다.

출처: "존김의 미국 명문대 입학 전략서" (2004년 1월 10일 발행)